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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용 냄새 풀풀 나는 참여형 도시

Posted January. 12, 2006 03:01,   

정부가 임기 후반기의 국토균형발전 핵심과제로 참여형 도시 만들기 사업에 착수한다고 한다. 전국 도시를 대도시, 중도시, 소도시로 나눠 주민의 참여를 통해 살기 좋은 도시로 바꿔나간다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 때의 새마을 운동에 버금가는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별 추진단도 구성된다.

발상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실효성이 의심되고 추진과정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계획 가시화 시점도 5월 지방선거 직전이어서 벌써 선거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 사업의) 컨셉을 잘 살려 내년 지방선거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가 선거개입 시비를 낳기도 했다.

추진 일정도 의문을 낳는다. 정부는 지방선거 전에 사업 청사진을 내놓고, 해당 도시들에 대한 지원의 법적 근거는 열린우리당이 마련하도록 돼 있다. 대선 당시 행정수도 건설 공약으로 재미 좀 봤다는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

노 정권이 추진 또는 구상 중인 도시개발사업은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클러스터, 혁신도시,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국제자유도시 등 기억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그동안 여기에 쏟아 부은 돈만 20조원에 이른다. 2008년까지 67조원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참여형 도시 사업을 새로 벌일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을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로 연결하는 노력이 더 적절하지 않겠는가. 꼭 새마을 운동에 버금가는 범국민운동을 시작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가뜩이나 방만한 정부 씀씀이로 국민의 허리가 휘는 판에 자꾸 새 사업만 벌이면 누가 어떻게 감당하나.

주민 참여가 제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사업은 기존 균형개발사업처럼 결국 지자체의 중앙정부 예산 따내기 경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도시 안에서도 개발지역 선정을 놓고 특혜 시비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초가지붕을 기와지붕으로 바꾸는 식의 전시용 개발에 그칠 우려도 있다.

참여형 도시를 성급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선거에서 득() 좀 보자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면 성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치적 분란만 일으킬 것이다. 국민은 정부와 여당이 호흡을 맞춰 내놓는 참여형 도시의 실체를 곧 눈치 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