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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보며 크리스마스 휴가 손 꼽아요

Posted December. 16, 20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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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신분으로 남녀 프로대회를 넘나들며 선배들과 당당히 맞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해 메이저 대회인 LPGA챔피언십을 포함해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0월에는 프로 전향을 발표하며 소니, 나이키와 1000만 달러에 이르는 스폰서 계약을 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주목 속에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으나 작은 실수로 실격 처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 시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폭스스포츠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스포츠인 10명 가운데 5위에 오르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잊지 못할 한해를 보낸 미셸 위는 즐거운 기억만을 남기고 싶은 듯 했다.

많은 일이 일어났고 좋은 경험을 했어요. 아픈 얘기는 다시 하고 싶지 않네요.

그러면서 7월 미국의 권위 있는 아마추어 대회인 US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챔피언십에서 예선을 거쳐 여성으로 최초로 본선에 올라 최연소로 8강까지 오른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다른 대회와 달리 매치플레이로 맞붙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어린 나이답지 않게 긴장된 승부가 오히려 흥미롭다는 게 그 이유.

하와이 푸나후 스쿨 11학년생(고교 2학년생에 해당)인 미셸 위는 요즘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2시 반까지 학교 수업을 듣고 3시 반부터 6시까지는 골프장에서 훈련을 한다. 저녁때는 1주일에 네 차례씩 헬스클럽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다진다.

골프 훈련 때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퍼팅에 주력하고 있다. 아버지 위병욱 하와이대 교수는 퍼팅은 경험이 중요한 만큼 미셸이 점점 나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달 초에 스폰서를 하고 있는 나이키의 내년 시즌 캘린더 촬영을 마친 미셸 위는 지난주에는 앞으로 입게 될 나이키 디자인팀을 만났다.

디자이너들이 옷을 수십 벌 갖고 왔어요. 내년이 아니라 2007년에 입게 될 옷을 벌써부터 준비해야 하더라고요. 옷 갈아입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더라고요.

꽉 짜인 일정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미셸 위는 한국 드라마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미니시리즈 이 죽일 놈의 사랑을 빌려다 보는 게 최고의 즐거움이에요. 비가 나오는 데 너무 멋있어요. 일요일이 좋다도 매주 빼놓지 않고 봐요.

패션과 연예인이 관심 많은 10대 소녀 미셸 위는 내년 시즌 두 가지 큰 목표를 세웠다.

LPGA투어 우승과 PGA투어 컷 통과.

LPGA투어에서 꼭 이기고 싶어요. 준우승만 몇 번 해 아쉬웠거든요. 또 PGA투어에 다시 도전해 컷에 걸리지 않고 싶어요.

내년에 LPGA투어 8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인 미셸 위는 내년 1월10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막되는 PGA투어 소니오픈에 3년 연속 출전하는 것으로 시즌을 힘차게 시작한다. 1월 중순이면 출전 스케줄이 확정될 것 같다는 게 위병욱 씨의 설명.

한국에도 기회가 되면 꼭 가고 싶어요. 응원해 주는 팬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할게요. 지켜봐 주세요.

새해부터 본격적인 프로 골퍼로 뛰어드는 미셸 위의 목소리는 밝기만 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