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광고 올스톱 현실로?

29일 밤 방송될 예정인 MBC PD수첩이 결국 광고 없이 방영될 것으로 보인다.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윤리를 다룬 지난주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던 11개 회사 중 유일하게 결정을 보류했던 GS홀딩스도 광고를 다른 시간대로 옮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GS홀딩스는 28일 임원회의를 거쳐 광고시간대를 바꾸기로 하고 광고대행사인 LG애드 측에 조치토록 했다며 다른 회사들이 모두 광고를 취소한 상황에서 우리만 남아 있는 것은 부담스러워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GS홀딩스가 PD수첩 광고를 취소함에 따라 이 회사를 포함해 우리은행 국민은행 메리츠화재 미래에셋그룹 HSBC 평안섬유 DHL코리아 우림건설 신일 캘러웨이 등 PD수첩에 광고를 하던 11개사가 모두 광고를 내지 않게 됐다.

본보 취재 결과 이들 11개 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광고 취소는 좀 심했다는 기고문이 나온 뒤인 28일에도 모두 29일 해당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지 않는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로부터 광고를 재개하라는 압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기존 광고주는 아니지만 29일부터 새롭게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협상하던 현대자동차도 PD수첩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에서 광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한국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백판(광고 없이 방송이 나가는 것을 말하는 광고업계 은어)이 확실해 보인다며 그러나 새 광고주가 나타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29일 오후 3, 4시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에 민감한 기업 생리상 시청자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새로 광고를 시도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전문가들은 광고가 붙는 TV 프로그램이 방송 내용을 둘러싼 시민들의 항의 때문에 광고 없이 방영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방송광고공사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 일부 프로그램이 광고 없이 나간 적은 있지만 당시는 경기 침체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2000년에는 가수 서태지 립싱크 보도를 한 SBS 한밤의 TV연예 때문에 서태지 팬들의 항의가 쇄도해 22개 광고주 가운데 4군데가 광고를 중단했으나 다른 광고로 대체해 별 문제는 없었다.

한편 방송광고공사는 PD수첩의 기존 광고주 수와 관련해 현대차는 기존 광고주가 아니므로 이 프로그램에 광고를 해 온 회사는 11개사가 정확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