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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6000억 전쟁

Posted October. 15, 200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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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돈 잔치가 벌어지겠지요.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신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일대가 땅값 보상을 앞두고 술렁이고 있다.

12월부터 풀릴 토지보상금 총액은 4조6000억 원.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보상금의 두 배에 가까운 돈이다. 1만 원권 지폐로 계산하면 2t짜리 현금 수송차 100대 분량.

보상 대상 토지 2207만 평의 소유자는 1만491명으로 이 중 서울과 수도권 등 외지인은 2386명(22.7%)이다.

시중은행은 점포 개설을 서두르고 있고, 건설 예정지의 분묘 이장을 노린 전국의 장묘업체는 연기군으로 몰려왔다.

하나은행은 5월부터 특수영업부장이 연기-공주 지역을 발로 뛰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준비사업단 근처인 금남면 용포리 삼거리에 60평 규모의 행복지점을 내기 위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농협은 금남면 미곡처리장 입구 등에 보상자금 노린 은행 입점을 결사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국민 기업 신한 우리 하나 농협 SC제일 외환 등 8개 은행이 제안서를 제출해 놓고 14일부터 설명회에 들어갔다.

금남면과 남면 소재지 곳곳에는 묘지 이장을 맡으려는 업체의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건설 예정지 내 묘지는 모두 3만여 기로 추정된다.

대전의 M장묘업체 유완호(50) 상무는 전국의 20여 개 업체가 사무실을 차려 놓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예정지와 승용차로 불과 20분 떨어진 대전 유성지역에는 최근 아우디, BMW 등 고급 외제차 매장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막대한 보상금을 받게 됐다고 모든 주민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남면 양화리 들녘에서 만난 임모(65) 씨는 700년 된 고향을 떠나 어디로 갈지 지금도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