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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박대표 대리전 빅매치

Posted October. 01, 20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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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5시 대구 동구 동호지구 상가. 동을 재선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 이강철() 예비후보가 상가를 돌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주민들 중 일부는 이 후보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선전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호의도 있지만 대구 분위기는 열린우리당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한 택시운전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인 이 후보를 뽑아 지역 발전을 앞당겨야 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박근혜() 대표가 왔다 가면이라는 말로 분위기를 전했다.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낸 이 후보도 당보다는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는 개인 이력을 앞세워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곳의 변수는 무려 15명이 공천 신청을 한 한나라당이 이를 어떻게 잘 정리해 공천후유증을 최소화하느냐와 국회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술자리 폭언 파문의 진실게임이 어떻게 정리되느냐 쪽에 모아지고 있다.

경기 부천 원미갑의 상황도 열린우리당에는 녹록한 편이 아니다. 이곳에는 2002년 대선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장으로 불법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뒤 광복절 때 사면복권된 3선의 이상수()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선거사무실이 같은 빌딩 같은 층에 나란히 붙어 있어 양자의 기세싸움이 얼핏 뜨거워 보이지만 현재 판세는 이 후보 측이 밀린다는 분석. 부천 소사의 김문수() 의원 사무국장 출신으로 시의원을 세 번 지낸 뒤 17대 총선에 출마했던 임해규() 후보를 내세운 한나라당이 당 지지도의 절대 우세를 바탕으로 기선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젊은 변호사인 조용익() 후보를 공천했고 민주노동당에서는 세종병원 노조위원장인 이근선() 후보가 출마 채비를 갖췄다.

민주노동당 조승수()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의원직을 상실한 울산 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민노당과 연합공천을 할지, 또는 무공천이 실현될지가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의 핵심 관계자는 4, 5일 출마 신청을 받아본 뒤 경쟁력 있는 인물이 없을 때 전략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민노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이 지역은 현대차 및 그 협력업체의 노동자와 가족이 유권자의 70% 정도에 이른다. 이 때문에 민노당은 노조의 조직표를 기반으로 또다시 승리를 일궈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반면 지난 총선 때 패배했던 한나라당은 상승세인 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의석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경기 광주에서는 한나라당이 공천 잡음으로 혼선을 겪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4명의 공천신청자 중 정진섭() 경기도지사 정책특보를 후보로 결정했으나 지난달 29일 당 운영위원회에서 공천확정이 뒤로 미뤄졌다. 낮은 인지도에 17대 총선 당시 안양시민연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정 후보의 출생지가 서울이었으나 이번에 광주 남종으로 바뀐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17대 총선에서 600여 표 차로 낙선한 이종상() 후보를 일찌감치 확정해 초반 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고, 민주당도 17대 때 출마했던 이상윤() 후보를 공천했다.



김동철 eastph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