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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수입 눈덩이 지출 모기업만 쳐다본다

쥐꼬리 수입 눈덩이 지출 모기업만 쳐다본다

Posted September. 23, 2005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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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300만 관중 시대를 다시 맞은 한국 프로야구. 그러나 1982년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특히 경영 측면에선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돈이 많은 구단은 삼성이다. 삼성은 여러 면에서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에 비유된다. 작년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심정수와 박진만을 데려온 뒤에는 삼성 양키스로 불리기도 했다.

한국과 미국의 두 부자 구단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한국 프로야구의 취약성은 확실하게 드러난다.

21일 문화관광부가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의 2004년 지출은 무려 407억 원에 이른다. 대부분이 선수단 운영비다. 반면 올해 삼성의 전년 대비 평균 관중은 54%나 늘었지만 입장 수입은 고작 12억 원에 불과하다. 삼성의 작년 전체 수입은 152억 원에 그쳐 그룹 지원금 245억 원을 받아 적자를 메웠다. 사정은 다른 구단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양키스는 올해만 벌써 400만 장 이상의 표를 팔았다. 작년을 기준으로 하면 377만5292명의 관중이 구장을 찾아 입장 수입만 1억4300만 달러(약 1430억 원)를 올렸다.

선수단 연봉으로 지출한 돈은 1억9700만 달러(약 1970억 원). 그러나 입장 수익에 중계권료(연간 약 500억 원), 그리고 각종 이벤트 사업 등으로 2억6400만 달러(약 2640억 원)를 벌었다. 포브스지가 밝히 구단 가치는 9억5000만 달러(약 9500억 원)이다.

시장의 요구에 의해 태어난 것이 아닌 한국 프로야구는 전적으로 모기업의 지원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감수하면서 기업들은 홍보 효과가 있다면 거금을 쏟아 부어 왔다. 하지만 오히려 나쁜 성적이나 소속 선수들의 불상사는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하루빨리 자생력을 갖추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연명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구단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적자폭을 줄이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위기에 대처하는 선수들의 의식은 아직 떨어지는 것 같다. 팬들의 사랑을 계속 받기 위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