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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야, 기다려라

Posted August. 29, 200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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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외모 때문에 초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영표(28). 그가 27일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함에 따라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한국축구 사상 두 번째의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했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적료 300만 유로(약 38억 원추정)에 계약기간 4년, 연봉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팀 내 톱 5 수준이다. 빅리그 최고 선수의 연봉이 500만 달러(약 50억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그의 연봉은 200만300만 달러(약 20억30억 원)로 추정된다. 박지성의 연봉은 300만 유로(약 38억 원)로 알려져 있다.

토트넘 홋스퍼는?

이영표가 뛰게 될 토트넘은 1882년 창단해 123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리그 우승 기록은 단 2회(1951년, 1961년당시 1부리그)뿐이지만 FA(축구협회)컵에서는 8차례나 우승했고 컵위너스컵(1963년), 유럽축구연맹(UEFA)컵(1972년, 1984년) 등에서 정상에 오른 전통 강호다.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2005 피스컵코리아에서 우승했다.

잉글랜드의 슈퍼스타 폴 개스코인과 독일의 축구 영웅 위르겐 클린스만이 토트넘을 거쳐 갔고 현재는 아일랜드의 신성 로비 킨이 뛰고 있다.

이영표의 역할은?

한국축구대표팀, PSV 에인트호벤에서와 똑같은 왼쪽 윙백을 맡을 전망이다. 토트넘은 이영표의 영입에 앞서 네덜란드 대표팀 출신의 에드가르 다비츠를 영입하면서 미드필드 및 수비 라인 안정화에 총력을 쏟는 중이다. 이영표의 영입도 수비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 이영표는 왼쪽 측면에서 스웨덴 출신의 에리크 에드만과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축구=나, 그리고 하나님

강원 홍천 태생의 이영표는 안양초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안양중-안양공고 시절 그는 줄곧 스트라이커였다. 중학교 때는 각종 대회의 득점왕을 휩쓸었던 골잡이. 그러나 건국대에 입학한 뒤 수비수로 자리를 옮겼다. 스트라이커로서의 득점력과 드리블 능력 그리고 체력과 성실성을 두루 갖춘 그는 2002년 월드컵 때 꽃을 피웠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에 헛다리 짚기 페인팅이 특기인 이영표의 힘은 깊은 신앙심에서 나온다. 기독교 신자인 이영표는 박지성을 비롯한 국가대표 동료는 물론 인터뷰하는 취재 기자에게까지 선교 활동을 할 정도로 독실하다. 그가 프리미어리그 진출이라는 성공 신화를 이뤄낸 배경에는 이런 신앙심이 자리 잡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