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축구에 살고 응원에 죽고

Posted August. 03, 2005 03:05,   

ENGLISH

북한의 대리응원, 한국과 일본 간 규모와 조직의 맞대결, 중국은 상대적 소수.

지난달 31일부터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2005동아시아연맹축구대회에 나타나고 있는 각국의 응원 양상이다.

북한은 응원단을 데려오지 않았지만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계 교포들이 대거 원정응원에 나섰다. 북한축구협회 부서기장이라고 밝힌 이강홍(42) 씨는 일본에서 150200명이 올 것이다. 4일(남한-북한전)에 많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통일부와 한 약속에 따라 깃발 등 응원도구를 사용하지 않아 조용하게 응원 중. 자발적인 한국의 시민단체와 축구팬들이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해 주고 있다. 1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북한 여자경기에는 전주생활체조회 200명, 프로축구 전북현대모터스 서포터스 100명 등이 한반도 티셔츠와 한반도기를 들고 북한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한국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공식적으로는 북한 응원을 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남북 대결을 앞두고 응원의 목표를 분명히 한 것. 수백 명씩 참가하는 회원들과 일사불란한 응원전은 붉은 악마의 강점. 특유의 대형 태극기 외에 대한국인이라는 문구가 적힌 안중근 의사의 초상화도 등장했다. 그러나 한국-중국전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많은 야유를 보내 논란 중이다. 홈페이지 등에서 비신사적이다는 의견과 야유도 응원의 방법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일본은 응원에서도 한국의 맞수. 울트라 닛폰 회원인 구보다 겐이치(30) 씨는 약 300명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03년에 못 이룬 우승 쟁취!라는 구절 외에 풍림화산(신중하게 머물고 날렵하게 움직인다)이라는 손자병법의 구절까지 동원한 각종 화려한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수억 명의 축구팬이 있는 중국 역시 국기와 막대풍선을 흔들며 열렬한 응원전을 펼치고 있으나 한국에 온 인원은 수십 명으로 수적 열세를 겪고 있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