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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팬들을 사로잡았다

Posted July. 28, 20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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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시아 투어 경기로 박지성이 알렉스 퍼거슨 감독뿐 아니라 영국 팬들의 마음도 확실히 사로잡았을 것이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후 첫 골을 넣은 26일 중국 베이징 궁런 경기장.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의 올리버 케이 기자는 박지성의 플레이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외신들도 박지성의 경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 인터넷판과 BBC방송은 모두 박지성의 데뷔 골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이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박지성의 득점포로 맨체스터 손쉬운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박지성은 깔끔한 패스와 공격적인 태클로 경기 내내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중국 축구팬들은 중국 출신으로 맨체스터에 입단해 활동 중인 둥팡저우를 의식해 박지성을 야유했지만 중국 기자들은 경기가 끝난 후 박지성의 성실한 플레이와 매너를 칭찬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숙소에서 인터뷰를 한 박지성은 주변의 이런 칭찬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한 표정. 그는 공식 경기에서 첫 골을 넣어 무척 기쁘다. 공격수로서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보여 준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퍼거슨 감독은 박의 움직임과 돌파에 무척 만족한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제 시즌 시작인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박지성이 마냥 들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퍼거슨 감독이 암시한 것처럼 시즌에 돌입하면 세계적인 스타들과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 박지성은 이번은 친선경기고 진짜는 리그가 시작되고부터다라고 말했다. 첫 골을 넣은 기쁨에 젖어 있기보다는 8월 초 시작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언가를 보여 주겠다는 표정이었다. 박지성은 어느 선수나 최고의 기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 선수를 의식하지는 않지만 항상 긴장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때마침 박지성과 포지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언 긱스도 경쟁은 언제나 선수와 팀을 강하게 만든다며 박지성 같은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게 돼 나와 팀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첫 골을 넣은 박지성. 그러나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