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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상황실장 유전의혹 보고 누락

Posted April. 24, 20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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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국정상황실이 지난해 11월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사업 추진경위를 조사한 사실을 청와대가 최근 확인하고도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20여 일 늦게 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상황실 서모 행정관은 지난달 31일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에게 지난해 11월 철도청의 유전개발사업에 대해 경위를 조사한 적이 있다고 보고했으나 천 실장은 이달 18일 민정수석비서관실에 이를 통보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이 국회 건설교통위 회의에서 청와대의 개입 의혹을 주장한 22일 오후에야 민정수석비서관실로부터 이 사실을 보고받았다.

국정상황실이 지난해 11월 경위 조사를 하고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종결 처리한 데 이어 최근 이 사건이 불거진 뒤에도 내부 보고를 즉시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청와대가 관련 의혹을 의도적으로 은폐 축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의혹을 은폐하거나 개입하려는 시도는 일절 없었다고 부인했다.

천 실장은 지난달 31일 서 행정관에게서 구두 보고를 받고도 이를 내부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 지난해 11월 정책점검 사안으로 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내용인 데다 정치권 개입이나 비리 의혹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어서 보고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24일 대외비로 분류된 국가정보원의 최초 정보보고 문서를 기자들에게 열람하도록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9일 국정원이 국정상황실에 전달했던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개발업체 인수계획 무산 위기라는 제목의 문건은 배포처가 경제부총리, 산업자원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 경제보좌관으로 돼 있다. 따라서 재정경제부, 산자부, 건교부 등 관련 부처에서도 의혹이 확산되기 이전에 이미 철도청 유전사업의 문제점을 인지했을 개연성이 매우 크다.



김정훈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