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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80% 정신질환 결핵등 전염병 환자도

노숙자 80% 정신질환 결핵등 전염병 환자도

Posted April. 17, 200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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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10명 중 58명은 우울증이나 편집증적 증상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6명은 알코올의존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과 매독, 결핵 등 전염성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도 포함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노숙자 질환 실태=서울시와 시 산하 광역정신보건센터는 자치구,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대한결핵협회, 한국한센복지협회와 공동으로 3월 1624일 서울역과 영등포역 부근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자 852명을 대상으로 첫 질환 실태를 조사했다.

17일 조사 거부자 등을 제외한 536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상을 보여 정밀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 사람이 440명(82%)으로 나타났다. 정신병적 증상을 보인 사람도 70%를 넘었다.

알코올의존증 증세도 334명(62%)에게서 나타났다. 특히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113명 가운데 90% 정도는 정신질환 증세도 함께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술에 만취해 있거나 적대적이고 공격적이어서 조사대상에서 제외한 노숙자가 3040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정신질환자가 실제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노숙자 중 검사에 응한 342명을 대상으로 전염성 질환을 조사한 결과 에이즈 환자가 1명 있는 것을 비롯해 한센병(나병) 환자 1명, 매독 환자 12명, 간염 환자 16명, 결핵 환자 32명 등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에이즈나 매독은 성이나 신체 접촉으로 전염되는 것이지만 결핵은 호흡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쉽게 감염될 우려가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점과 대책=서울시와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노숙자들을 강제적으로 치료하려다 보면 인권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에 알면서도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한다.

서울시 광역정신보건센터 이명수() 센터장은 강제 입원시켜 치료할 수 없다면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가 나서서 치료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숙자 사회복지단체인 작은 손길의 이주원() 사무국장은 당국의 무성의함과 예산 부족으로 정신질환자를 만나도 해 줄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며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자들을 위해 당국과 민간기관이 별도의 서비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기존 노숙자를 위한 시설인 쉼터나 드롭인 센터를 전문치료기관으로 특화해 정신질환 치료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진한 장강명 likeday@donga.com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