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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총리 한마디에

Posted December. 07, 200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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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이틀 앞둔 7일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들은 한은의 고유권한인 금리 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콜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이 부총리는 이날 미국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통화당국(한은)은 경기 회복을 위해 더욱 경기 순응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시에는 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고, 경기 회복 시에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

블룸버그는 당초 이 부총리가 내년 5%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정부 지출을 늘리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재경부측은 금리라는 말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며 평소 지론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경부의 해명에도 이 부총리의 발언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이 부총리의 금리 인하 언급 소식이 전해진 뒤 지표금리인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채권 값은 상승)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떨어진 3.24%, 5년짜리는 0.06%포인트 낮은 3.33%에 장을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콜금리(3.25%)보다도 낮은 것이다.

외국인들도 이 부총리 발언 직후 7000억여 원어치의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면서 콜금리 인하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루 순매수 규모로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이다.



신치영 이강운 higgledy@donga.com 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