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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커닝주의 사전교육

Posted November. 23, 200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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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일부 일선 교육청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인 16일 각 고교의 진학지도담당 교사를 불러 이례적으로 인터넷 등에서 떠돌고 있던 수능 괴담과 관련해 특별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는 당시 수능 괴담에 대해 교육당국이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웠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광주의 경우 부정행위 사전모의설이 어느 곳보다 구체적으로 거론됐는데도 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산하 11개 교육청에 언론보도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글들을 보니 부정행위가 우려된다며 휴대전화 단속 등을 특히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일선 교육청에서는 진학지도담당 교사들을 수능 전날 소집하거나 공문을 보내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본보가 입수한 한 교육청의 회의자료에는 최근 인터넷에는 수능 괴담이니 어쩌고 하면서 수험생들이 집단적으로 소형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획책한다는 글이 있다며 이맘 때 쯤이면 으레 나오는 소문으로 무시하기에는 어려운 내용이라는 주의가 담겨 있었다.

이 자료에는 또 인터넷 글에는 팔토시(아대라고도 하죠)에 넣고 문자메시지를 날리면 감쪽같다는 내용이 버젓이 나온다는 구체적인 부정행위 수법까지 소개하면서 예방을 당부했다.

서울의 한 고교 진학지도부장은 예년에도 시험 전날 교사들을 불러 교육을 시켜왔지만 이번처럼 강도 높은 주문은 이례적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의 한 교사도 수능 이틀 전 뉴스에 이런 우려가 보도돼서 그런지 휴대전화를 회수하는 문제를 교육청에서 철저하게 주의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수능 일주일 전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휴대전화 사용 등과 관련된 주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와 주의를 각별히 환기시키기 위해 각 교육청에 이를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도 8일 수능 부정행위 예방을 위한 특별조치 공문을 관내 전 고교에 보낸 데 이어 9일 시험장을 관리하는 31개교 교감 및 교무부장 회의를 통해 감독 강화 및 유의사항 등을 교육했다고 밝혔다.

또 16일에는 각 학교 단위로 감독관 및 파견관 회의를 열도록 해 부정행위 방지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시교육청이 취한 사전조치는 서울에서 이뤄진 것보다 강도가 낮았으며 결과적으로 수험생들의 부정행위가 대규모로 이뤄졌는데도 적발해내지 못했다.

더구나 사전에 수능 부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까지 있었고 경찰이 수사를 제의했는데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의 한 학교 관계자는 부정행위 예방 공문은 수능 시즌이면 항상 내려오는 의례적인 것으로 대부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교육당국과 학교가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수험생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