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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수 MVP

Posted November. 08, 2004 23:04,   

배영수 MVP

배, 영, 수. 최우수선수로 그의 이름 석자가 호명됐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배영수(23삼성)는 천천히 단상을 향해 올라갔다. 한 걸음 두 걸음. 정확히 열 걸음 만에 시상식 단상에 섰다. 얼굴엔 환한 웃음이 퍼졌다.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부터 2000만원 상당의 황금볼 트로피를 건네받은 배영수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이닝을 노히트로 막은 뒤 배영수를 연호하는 대구 홈팬들 앞에서 포효하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이어진 플래시 세례.

대구 칠성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한 야구. 소년은 라커룸에 당대 최고의 투수 선동렬의 사진을 붙여 놓고 매일 들여다봤다. 저도 저 아저씨처럼 최고의 투수가 되게 해주세요.

그로부터 10여년 후.

소년은 꿈에도 그리던 선동렬로부터 한 수 지도를 받았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뒤 3년째 되던 2002년.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당시 각 구단을 돌며 순회 코치 역할을 하던 선동렬 KBO 홍보위원을 만나게 된 것.

배영수는 이때 투구할 때 글러브를 놓는 위치,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방법, 타자 상대 요령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선동렬도 삼성 투수 가운데 유달리 배영수를 예뻐했다.

이제 2004년. 미완의 대기 배영수는 신임 수석코치로 부임한 선동렬 코치를 본격적인 스승으로 모시고 날개를 달았다.

시즌 성적 17승2패에 평균자책 2.61. 다승과 승률(0.895) 2관왕에 올랐고 평균자책 3위와 탈삼진 4위(144개)로 투수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0월 24일 대구에서 열린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연장 10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그는 이런 말 하긴 쑥스럽지만 앞으로 투수와 관련된 국내 기록들을 모두 깨고 싶다. 아마 선동렬 코치님이 갖고 있는 기록일 것이라며 웃었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