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선수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개인상 욕심은 없습니다. 팀 성적이 우선이에요.
마음을 비운 듯 들리지만 속마음은 다르다. 내심 저마다 개인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반환점을 눈앞에 둔 올 시즌에는 개인상 다툼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하다. 그만큼 겉으로 내색은 안 해도 속은 바싹바싹 타들어 간다.
타격 부문에선 현대 브룸바가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홈런 타율 타점 1위를 휩쓸어 트리플 크라운이 눈앞에 보인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하지만 더위와 장마로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으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게다가 올스타전 베스트10에서 빠졌다는 소식에 자존심까지 상해 자칫 장타만을 노린 무리한 스윙으로 슬럼프에 빠질 우려까지 나온다.
홈런에서 브룸바는 7일 현재 25개로 선두에 올라 있지만 포도대장 박경완(SK)이 3개차 2위로 쫓고 있으며 만세 타법의 주인공 양준혁(삼성)은 20개. 브룸바처럼 올스타전에서 빠지며 물을 먹은 박경완은 오히려 홀가분하다는 듯 7일 한화전에서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홈런 2개를 몰아쳤다.
타점에선 양준혁이 72타점을 기록해 최근 5경기에서 2타점에 그친 70타점의 브룸바를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타격왕 경쟁은 더욱 뜨겁다. 한화 데이비스가 타율 0.351로 2위 브룸바(0.350)에 단 1리 차로 앞서 있어 자고 나면 순위가 뒤바뀌는 양상이다.
데이비스와 브룸바는 출루율에서도 불과 2리 차이로 박빙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0.458의 데이비스가 1위, 브룸바는 0.456으로 2위.
마운드에서도 불꽃 튀는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다승에선 리오스(기아) 배영수(삼성) 레스(두산)가 나란히 9승으로 공동 선두그룹을 이뤘으며 8승의 장문석(LG)과 박명환(두산)이 공동 4위. 6승 투수만도 김수경(현대) 송창식(한화)을 비롯해 5명에 이른다.
최고 마무리 대결에선 임창용(삼성)과 조용준(현대)이 자존심을 건 구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임창용이 21세이브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조용준은 19세이브로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