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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북화해-대미 독자행보 늘 것

Posted April. 16, 200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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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들은 15일 한국의 17대 총선 결과를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또 진보 색채를 띤 정부여당이 독립적인 대미() 외교를 지향하겠지만, 북핵이나 이라크 파병 등과 관련한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탄핵 반대 메시지=뉴욕타임스(NYT)는 총선 결과가 탄핵 소추안을 기각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16일 보도했다. AP통신과 AFP통신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해석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개혁 성향의 노 대통령이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향후 현 정권의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한나라당도 기반을 재정비한 만큼 정국이 정부여당의 주도로 안정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NYT는 탄핵에 대한 분노가 북핵, 이라크 파병, 실업 등 다른 현안을 압도했다고 전했으며, 아랍 위성TV 알자지라 방송도 탄핵 문제가 유일한 핵심 쟁점이었다고 보도했다.

진보세력 진출=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유권자들은 40여년 만에 정치적 좌파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도 40년간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지배돼 오던 국회가 깨졌다며 한국 정치에 중요한 변화라고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개혁 지향 정당이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지타운대 빅터 차 교수는 이번 선거를 좌파 바람으로 보는 것은 정확지 않다고 언급했다. 피터 벡 한국기업연구소(KEI) 연구원도 열린우리당의 정책은 한나라당보다 민주노동당과 차이가 더 크다며 열린우리당을 온건 진보로 분류했다.

프랑스 르몽드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여성 정치인의 급부상도 특징으로 꼽았다.

향후 대외관계=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분석관은 선거 결과가 한미관계나 북핵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취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도 한일관계와 대북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플레이크 미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더 갖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와 독일 언론들도 대북 화해와 대미 독립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일각에서는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한미일 3국의 협력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