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22일 가까운 시일 안에 후임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에게 대표직을 이양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당내 퇴진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최 대표는 당 소장파의 전당대회 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를 일축하고 현재 진행 중인 공천작업을 마무리한 뒤 전당대회를 통해 대표직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520일 실시될 임시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지도부가 17대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됐으며 새 대표 선출을 위한 당내 세력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전당대회는 단순히 새 대표를 뽑는 것만이 아니라 개혁 공천에 따른 참신한 후보들이 주역이 돼 한나라당이 미래지향적이고 건전 합리주의에 바탕을 둔 새로운 국민정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는 친북 반미 성향의 노무현() 정권과 사회단체로 위장한 급진 좌파들이 합세하여 총선에서 승리하고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총선은 단순히 한나라당의 운명이 걸린 선거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선거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공천작업과 관련해 최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는 공천자들이 다 결정된 뒤 함께 참여해 뉴 한나라당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에 따라 전당대회는 공천 완료 후에 여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임태희() 대표비서실장은 최 대표의 회견 직후 최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 절대 출마하지 않을 것이며 곧 사무총장 중심으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며 공천자 대회를 겸할 이번 전당대회에선 정강 정책을 바꾸는 등 제2 창당에 버금가는 변화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경필() 원희룡() 권영세() 정병국() 의원 등 구당()모임 소속 소장파 의원 8명은 기자회견을 갖고 최 대표의 자기희생과 용단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새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이 왜곡되거나 후퇴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1일 최 대표 퇴진을 정면 제기해 당 내분 사태를 촉발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