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미 씨티은, 한미은 인수 확정

Posted February. 20, 2004 22:28,   

ENGLISH

미국계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가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국내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세계 최대규모의 은행인 씨티은행의 한국 공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은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씨티은행이 한국시간으로 이르면 21일 한미은행 인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몇 가지 세부 절차 때문에 발표 시기가 다음주 초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 하영구() 한미은행장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와 관련해) 대주주 통보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공식 발표하겠다고 밝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가 사실상 타결됐음을 내비쳤다.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한미은행을 인수한 뒤 소액주주의 주식을 모두 사들여 상장()을 폐지하고 씨티은행 한국지사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한국에 12개 지점을 갖고 있는 씨티은행은 한미은행 225개 지점을 합쳐 237개 지점을 갖춘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세계 최대의 외국은행이 국내에서 시중은행과 대등한 조건에서 본격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신용관리와 자산운용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씨티은행과 생존경쟁을 벌이게 된 국내 은행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민과 우리은행 등 국내 초대형은행들도 씨티은행의 공략에 맞서 고객을 지켜내기 위해 내부 시스템 정비와 서비스 개선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씨티은행이 국내에 본격 진입하면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시장 등에서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 은행도 몇 해 전부터 이런 사태를 예상하고 준비해 온 만큼 맞서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씨티은행의 모()그룹인 씨티그룹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총체적 영업망을 갖추고 있어 국내보험, 증권 등 2금융권도 씨티 폭풍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간 인수합병(M&A)을 가속화해 지분 매각이 진행 중인 제일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잠재적 매물로 꼽히는 외환은행의 인수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