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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송두율 처리 국민 납득할 수 있어야

Posted October. 01, 2003 23:03,   

국가정보원이 어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해 공소보류를 단서로 한 기소의견을 내 검찰에 송치했다. 사법처리 여부는 검찰이 판단할 일이겠으나 국정원이 국회정보위원회 국감에서 설명한 내용은 송 교수가 해외 민주인사인 줄로만 알았던 많은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한다.

국정원은 정보위에서 송 교수가 노동당 서열 23위의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당 중앙위원이라고 보고했다. 송 교수는 73년부터 올 3월까지 18차례 방북했으며, 매년 연구비조로 2만3만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또 수십 차례 김일성 부자의 만수무강을 축원하는 친필 서한을 작성해 북측에 전달했으며, 김일성 주석 사망 때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을 붙들고 통곡했다고도 한다.

송 교수의 변호인은 그동안 그가 첫 북한 방문 때 통과의례로 생각해 노동당 입당원서를 썼으며, 몇 차례 항공비 등을 지원받은 적은 있지만 결코 노동당 서열 23위인 김철수와 동일인물은 아니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국정원은 송 교수가 평양에서 2주간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했으며 91년 5월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송 교수가 30년간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감추고 허위와 거짓으로 일관해 온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남과 북의 경계인임을 자처하며 북한을 그 내부의 논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던 내재적 접근법도 순수성을 잃게 됐다.

송 교수는 이제 자신의 선택과 행적을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국정원과 검찰도 그와 관련한 일체의 진실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송 교수의 귀국이 그의 과거 행적에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로 거론되고 있는 공소보류 조치란 국가보안법 위반사건에 한해 확실한 사상적 전향과 철저한 자기반성이 공개리에 표명됐을 때에만 이례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송 교수도 예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