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13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전략지구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당 공식 지원금 외에 수억원대의 비공식 지원금을 살포한 사실이 확인됐다.
총선 당시 서울 양천갑 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박범진() 전 의원은 18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식선거 운동 시작 직후인 2000년 4월 초 지구당 사무실로 5대 재벌그룹의 임원이 찾아와 여행용 가방에 담은 현찰 1억원을 주고 갔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며칠 뒤 다른 대기업의 임원이 현찰 1억원을 같은 방법으로 건넸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사전에 중앙당 고위 관계자가 기업에서 사람이 갈 것이라고 귀띔해 당 차원에서 기업을 통해 조직적으로 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이와 별도로 중앙당에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억5000만원의 비공식 지원금을 직접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동창 등을 통해 2000만3000만원씩 뭉칫돈을 직접 받는 등 9억원가량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1996년 411총선 당시 여당이던 신한국당(현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했을 때도 강삼재() 사무총장에게서 수표로 3억원을 4차례에 걸쳐 받았고 대우그룹의 고위 관계자에게서도 현찰 2억원을 전달받았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