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경비가 가장 삼엄한 건물 중의 하나인 뉴욕시청의 시의회 회의실에서 대낮에 시의원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뉴욕시민은 물론 TV 긴급뉴스로 이 사건을 전해들은 미국인들이 또 한차례 불안에 떨었다.
23일 오후 2시(현지시간) 시청사 2층 시의회 회의실에서 의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 발코니 방청석에서 오스니얼 애스큐(31)가 지역구 경쟁상대인 제임스 데이비스 시의원(41사진)에게 총격을 가해 데이비스 의원이 숨졌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회의실을 내려다보면서 10여차례 조준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애스큐씨는 시의회 의장 경호경찰의 대응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경찰은 데이비스 의원도 허가된 총기를 휴대하고 있었으나 총을 쏠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때마침 의회를 견학 중이던 어린이들은 급히 시장실로 대피했으며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시장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시청사는 금속탐지기 등으로 보안검색을 하고 있었지만 애스큐씨는 데이비스 의원에게 접근해 그와 동행함으로써 검색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보안검색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이 순간 이후 시장과 의원 등도 예외 없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루클린 출신 흑인인 데이비스 의원은 백인경찰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투신해 비폭력운동을 펼치다 2001년 시의원에 당선됐으며 로비를 통해 미국 최대의 장난감 체인인 토이저러스에서 장난감총을 팔지 말도록 하기도 했다.
애스큐씨는 올 가을 시의원 선거 출마에 앞서 민주당 후보지명을 위해 데이비스 의원과 경쟁하는 사이로 최근엔 데이비스 의원측에 직장 알선 요구 등으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