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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시티 횡령액 5000억

Posted July. 01, 2003 21:46,   

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 부장검사)는 1일 이 회사 대표 윤창열(49)씨가 쇼핑몰 분양자금과 대출금 등 모두 5000억여원의 자금을 끌어 모은 뒤 최근까지 이를 모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당초 영장을 청구할 때 명시한 횡령 및 배임액수(350억여원)에 비해 이번 사건의 피해규모와 파장은 예상 밖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윤씨는 쇼핑몰 계약금과 중도금 등으로 3480억원, 회사 소유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과 사채()시장에서 빌린 1520억원 등 총 5000억원을 조성했다며 그러나 현재 잔고는 마이너스 상태여서 사용처를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회사 장부와 실제 돈의 사용처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고 관련자들의 진술도 차이가 많아 사용처 규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수2부 검사 4명을 이 사건에 전원 투입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또 윤씨가 민주당 정대철() 대표 등 여당 전 현직 의원 4명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건넨 돈의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찰은 특히 윤씨가 2001년 당시 자신의 쇼핑몰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의 지역구 의원인 정 대표를 소개받았고, 정 대표측의 요청으로 김한길 전 의원에게 후원금 5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윤씨는 이날 오전 서울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들어가면서 기자들에게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넨 것은 허가를 받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윤씨에게 받은 돈을 후원금으로 처리하고 영수증을 발행했다고 해도 실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범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6월 윤씨가 이모씨에게서 5000만원을 갈취당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씨가 8억원 상당의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한 뒤 사건을 서울지검 강력부에 송치했으나 윤씨에 대한 처리가 1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 자료만으로는 윤씨의 혐의 입증이 어려워 다른 구속자들을 우선 처리한 뒤 수사를 계속했었다며 사건 송치 당시 쇼핑몰 분양이 대부분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수사가 늦어져 피해가 커진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상록 이태훈 myzodan@donga.com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