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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대학 퇴출-M&A허용

Posted April. 09, 2003 21:59,   

심각한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르면 내년부터 초중고교의 예체능 과목 평가방식이 성적순에서 서술식이나 학업성취도 도달 여부만을 확인하는 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또 학생 모집이 어려워 운영난을 겪고 있는 대학들이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이 개정되는 등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9일 청와대에서 가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육현안 및 주요 정책과제를 보고했다.

사교육비 경감=교육부는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 과목의 평가 방식을 현재의 성적에 의한 서열식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 내신을 잘 받기 위한 예체능 과외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새 방식은 학습 활동에 대해 서술형으로 적거나 학생이 학습목표에 도달했는지 여부만을 평가하는 방식(Pass or Fail)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에서 예체능이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취미나 적성과 상관 없이 내신을 좀 더 잘 받기 위해 고액 과외를 하는 현상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입지가 좁아진 예체능 과목 교사들이 전인교육을 무시한다고 반발하고 예체능 과외 교습 시장이 한파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또 대입에서 예체능 과목 평가가 평어나 석차백분율이 아닌 서술형으로 바뀔 경우, 예체능 과목의 입시 비중이 크게 줄고 전공에 필요 없을 경우 아예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또 교육과 보육이 통합된 유치원 종일반과 같은 에듀케어(educare) 시설을 확대하고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방과 후, 방학 중 교내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문닫는 대학 처리=최근 고교졸업생 수 감소로 학생 모집이 어려워져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학들이 많은 점을 감안해 대학간 인수합병(M&A)이나 유사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현재 경영능력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처지의 대학 처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으나 앞으로는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잔여재산 귀속, 재단 부채 승계, 교원신분 문제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이를 돕기로 했다.

지방대 육성=현재 진행 중인 두뇌한국(BK)21 사업이 수도권의 주요 대학 중심으로 이뤄져 지방대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방대만을 위한 지역 BK21 사업을 추진하고 현재 3000억원인 각종 지방대 지원 예산을 1조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지역 BK21 사업은 지방대를 지역의 연구개발(R&D), 산학연 협력의 중심체로 육성해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대학간, 대학-산업체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하도록 할 방침이다.

참여교육교원복지=학교 내 교육 주체들의 학교운영 참가를 확대하기 위해 초중고교에 교사회, 학부모회를 법제화하는 방안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추진하고 교육부의 학교 교육 기능을 시도교육청에 대폭 이양하기로 했다.

총장에 집중된 대학의 의사결정권을 이사회, 교수회 등으로 분산하고 국공립대 총장 선출에 교수 외에도 교직원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기로 했다.

사학의 비리와 분규를 예방하기 위해 사립대에 대한 회계감사를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사학의 분규를 중립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교내 안전사고 때 교원에 대한 구상권을 제한하고 보험에서 처리하는 안전사고예방보상법을 제정하고 능력을 중시하는 교원인사제도를 마련하기로 했다.

문제점=교육부 업무보고 내용 중에는 교사회 법제화 등 논란 소지가 있거나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 많고 예산지원이나 사업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사학분쟁조정위원회 등은 1995년에 추진하다 법적 효력 여부 등에 대한 법무부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정책을 재탕 삼탕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인철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