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발발 사흘째인 22일 미국 영국 호주군으로 이뤄진 연합군은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전역의 주요 시설에 대규모 폭격을 계속했다. 이라크 남부 지역을 사실상 장악한 지상군은 바그다드 남쪽 300여 지점까지 진격했다.
이라크군은 이날 남부 요충지 바스라의 수비를 담당하던 제51사단 병력 8000명이 집단 투항하는 등 방어망이 무너지고 있으며 미군과 이라크군 지휘부간에 비밀 항복협상 및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면 미군은 2, 3일 내에 바그다드 외곽을 포위해 이라크 정예 공화국수비대와 대치할 것으로 보여 금주 중반이 전쟁 조기 종결과 장기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규모 폭격=개전 초 38시간가량 계속된 제한폭격에 이어 21일 오후 8시경(이라크 현지시간)부터 대규모 폭격에 나선 미군은 22일 정오 현재까지 1000기가 넘는 크루즈미사일을 퍼부었다.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라는 작전개념 그대로 미국과 영국 전폭기가 1000회 이상 출격했으며 걸프해역과 홍해상 등에 정박 중인 군함에서도 미사일이 쉴새 없이 발사됐다.
폭격으로 인근의 후세인 대통령 관저인 대통령궁이 최소한 5기의 미사일을 맞았으며 바그다드 시내 정부청사 건물들도 상당수가 폭격당했다.
미영 지상군이 이틀째 포위 중인 바스라는 물론 북부 유전지대인 모술, 키르쿠크, 후세인대통령의 고향인 바그다드 북부 티크리트 등의 주요 시설물도 피폭됐다.
미 ABC방송은 1980년대 말 화학무기로 쿠르드족 반란을 진압한 장본인인 케미컬 알리라는 별명의 알리 하산 마지드를 비롯한 이라크군 수뇌부 3명이 폭격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를 인용해 전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이라크 지도부가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상군 진격=미군 지휘부는 미영 지상군이 투입된 지 38시간 만에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에서 160200 지점인 중부 거점도시 나시리야까지 진격했다고 발표했으나 워싱턴 포스트는 지상군의 선봉대격인 미 제3보병사단이 이미 나시리야 북쪽 160 지점의 탈릴 공군기지를 공격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라크 남부 국경에서 바그다드까지 거리(600여 추산)의 절반 이상을 진격한 셈이다.
이날 교전에서 미군 1명이 숨지고 영국군 헬기 2대가 공해상에서 충돌, 7명이 사망해 연합군 사망자는 21명으로 늘었다. 이라크 정부는 지금까지 207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주장했으며 군인 사망자 수는 추산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