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개전 초기 크루즈 미사일과 정밀폭탄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은신처를 집중 폭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후세인 대통령의 생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자신의 거처가 폭격 당할 당시 두 아들 모두 또는 그중 한 명과 함께 그 곳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 언론들은 21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 정보기관 간부의 말을 인용해 후세인 대통령이 바그다드 남부의 지하벙커 위에 건설된 사저에 그의 두 아들과 함께 있다는 현지 정보원의 제보를 받고 폭격했다면서 그 이후 일어난 일은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폭격 이후 이뤄진 정보기관의 감청 결과에 따르면 이라크 수뇌부간의 통화량이 갑자기 줄어들어 후세인 대통령의 생존 여부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더 커지고 있다. 군 소식통들은 후세인 대통령과 수뇌부가 공습으로 무력화됐거나 야전 지휘관들과의 통신이 두절됐을 가능성을 입증하는 정황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관리들은 이라크 수뇌부가 더 깊은 지하로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폭격 전에 빠져나가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다며 그가 살아 있더라도 크게 부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라디오 방송은 미국이 폭격한 집은 후세인 대통령 가족의 집이었으며 사상자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공식적인 공격 개시 발표 직후 이라크에서 20, 21일 두 차례나 TV에 방영된 후세인 대통령의 모습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첫날 방영된 후세인 대통령의 얼굴과 목소리를 정밀 분석한 결과 본인이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사전에 녹화됐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관리들은 후세인 대통령이 미국의 최후통첩 시한 만료 직후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 주초에 몇 개의 연설을 녹화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TV 연설에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보당국은 지금도 이라크 정부의 교신 내용과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지만 모든 것이 가려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이라크군측을 상대로 공개 및 비공개적인 채널을 통해 항복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바그다드 시내 여러 곳에 만들어져 있다. 벙커들끼리 지하로 연결돼 있고, 일부 벙커는 민가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세인 대통령의 벙커는 땅 밑 10m 이상의 깊이에 마련된 지하요새. 천장 부분은 4500t의 철근으로, 벽면은 5m 두께의 철근강화콘크리트로 이뤄져 있어 TNT 2000이 터져도 끄떡없다. 게다가 재래식 무기 공격에는 30일 이상 견딜 수 있는 식량이 준비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