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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검찰수사 사실상 반대

Posted February. 03, 2003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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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3일 현대상선의 2235억원 대북 비밀송금 의혹의 해법으로 초당적 합의를 통한 진상 규명으로 정치적 해결을 할 것을 주장했으나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를 거듭 촉구하고 나서 이 사안의 처리를 둘러싼 여야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노 당선자는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북 비밀송금 의혹에 대해 진상은 밝혀야 하지만 외교적 파장과 국익을 고려해서 진상 규명의 주체와 절차 범위 등에 대해서는 국회가 판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낙연() 당선자대변인은 2일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가 여야가 국회에서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국회에서 초당적인 합의를 통한 해결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당선자의 이 같은 태도는 검찰에서 정치적인 고려 없이 원칙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종전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노 당선자의 태도 변화는 지난달 30일 감사원의 특감 발표 직후 김대중() 대통령이 이 사안에 대해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발언한 이후 나온 것이란 점에서 사실상 검찰 수사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문 비서실장내정자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국익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사안에 대해선 청와대가 장관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청와대측이 진상 공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인태() 정무수석비서관내정자도 일단 국회에서 관련 당사자가 한나라당을 설득하고 국회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노 대통령당선자측-북한 당국간에 사전 협의를 통해 대북 비밀송금 의혹 사건을 덮으려는 조짐이 있다고 주장하며 즉각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제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이규택() 총무는 4000억원의 대북 지원이 통치행위인지 아닌지 가리기 위해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검찰이 수사를 포기할 경우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가 불가피하며 국정조사와 청문회가 열리면 김 대통령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대북 뒷거래 진상조사 12인 특위(위원장 이해구 의원) 첫 회의를 열고 관련자 고발 추진 등을 논의한 데 이어 4일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소집해 특검제 조기 도입 방안 등 구체적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박성원 최영해 swpark@donga.com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