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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도 못믿겠다

Posted December. 03, 2002 22:50,   

청와대를 포함, 정치인과 기업인을 대상으로 도청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한나라당에 의해 폭로되자 도청 공포증이 다시 불붙으면서 도청방지기 구입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통신보안 전략을 원점부터 다시 점검하고 있으며 휴대전화에 부착하면 도청을 막을 수 있다는 비화기()의 구입과 문의가 폭로 이전보다 2배가량 늘고 있다.

A금융회사의 경우 최근 한 통신보안업체에 세트당 200여만원을 호가하는 비화기 10여대를 주문했다.

이 회사관계자는 그동안 유선전화 도청에만 대비했으나 한나라당의 도청의혹 폭로 이후 보안전략을 원점부터 다시 짜고 있다며 긴급 임원회의에서 주요 임원들의 휴대전화기에는 비화기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잦은 입찰관련 정보 유출로 곤욕을 치르던 B건설업체도 최근 도감청 방지장비를 구입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평소 입찰정보가 자주 새나가 의심을 했는데 이번 도청 폭로내용을 본 뒤 보안장비 구입을 결정했다며 정치인과 기자들의 통화내용을 검토한 결과 유선전화뿐 아니라 휴대전화도 도청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관계자들도 휴대전화 도청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중앙부처의 한 국장급 간부는 최근 한 보안업체 관계자를 개인적으로 만나 휴대전화 도감청 방지에 관한 상담을 받았다. 상담을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가 전화로 문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대부분은 상의할 것이 있으니 직접 보자고 해 만나면 도청방지 장비에 관해 문의했다고 말했다.

보안업체들도 휴대전화 도청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기업간 정보교환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아예 자체적으로 도청방지 기기를 개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K보안업체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도청의혹 제기가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자체적인 휴대전화 도청방지 기기 개발에 착수키로 했다며 미국 프랑스 영국 등의 관계회사를 통해 관련기술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하루 평균 520여통의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에 따라 매출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H보안업체의 간부도 11월에 받은 상담전화만 100여통에 이른다며 특히 지난달 정치인들의 문의전화는 10월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전했다.



이진구 김성규 sys1201@donga.com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