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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특구법안 노동-환경-의료계 특혜

Posted November. 10, 2002 22:44,   

14일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인 경제자유구역법안에 대해 노동계는 물론 환경, 의료계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자유구역에 치외법권적 특혜를 주도록 해 공정경쟁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 법안은 6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를 통과해 8일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됐으나 노동계 등의 반발로 처리가 연기됐다.

민주노총은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조합원 등 1만3000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경제자유구역은 노동착취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노예특구라며 법안의 폐기를 요구했다.

분야별로 이 법안의 주요 내용과 각계의 반대 이유를 살펴본다.

노동분야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의 주요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근로기준법이 유급으로 규정한 주휴일과 생리휴가를 무급화했고 월차휴가를 주지 않을 수 있게 했다.또 국내 기업과 달리 국가유공자, 장애인, 고령자를 우선 채용하거나 채용하도록 노력할의무를 적용하지 않고 전문업종에 대한 파견근로 도입을 대폭 허용했다.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기업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에 진출해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노동계와 여성계는 경제자유구역법이 시행되면 많은 유급휴가가 폐지돼 남자 근로자는 18%, 여자 근로자는 20%씩 임금이 삭감된다며 임금을 깎고 여성을 차별하는 법안의 폐기를 주장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최근 스위스를 방문한 신홍() 노사정위원장에게 한국의 경제자유구역법안이 노동자의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노사정위는 전했다.

환경분야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도시, 택지, 산업단지 등을 개발할 때 지구 지정 및 계획을 승인받은 것으로 간주된다. 또 토지형질변경, 초지전용, 농지전용, 국유림 벌채 승인 등 34개 항목의 경우 자동으로 인허가를 받은 효과가 있도록 했다.

이 밖에 개발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협의를 제외하도록 명문화했고 법인세와 소득세 등 각종 국세뿐만 아니라 개발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생태계보전협력금, 환경개선부담금을 감면해 주도록 했다.

환경 관련 단체들은 경제자유구역법안은 전 국토를 황폐화시킬 최악의 반()환경법안이라며 재정경제부장관이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한 것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지역개발 공약을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료분야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에 한해서만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도록 허용하고 교육기관 설립을 가능토록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에 공식으로 반대의견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의협은 외국인에게만 의료기관과 약국 설립을 허용토록 한 것은 공정경쟁에 어긋난다며 내국인도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설립해 운영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법안은 외국인만 경제자유구역 안의 의료기관과 약국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계가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외국인의 교육기관 설립이 가능해져 이것이 의대 신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의대가 신설되면 의료인력 대부분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이 불가피한데 이렇게 되면 200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의대의 입학정원을 줄여나가기로 한 의-정(-) 합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송상근 이 진 songmoon@donga.com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