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은 오는가.
최근 대형 회계부정 스캔들, 기업실적 악화, 달러 약세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미 경제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더블딥 경고가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의 더블딥 전망이 높아지면서 증시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5일 일제히 3% 이상씩 떨어지며 사흘째 폭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 신뢰 상실미 경제는 지난해 4월 인터넷 열풍이 꺼지면서 24분기와 3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침체에 빠졌었다. 911테러의 경제적 피해를 극복하면서 지난해 44분기 성장세로 돌아섰던 미 경제는 올 24분기부터 다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가 다시 흔들리게 된 것은 제조 소비 고용 등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경제지표가 현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회계부정 스캔들로 인해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잃었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즉 주가 하락이 경기 침체의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12번의 증시 하락 중 8번이 경기침체로 이어진 점으로 볼 때 최근의 주가 급락세를 결코 쉽게 넘겨버릴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 증권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 더블딥 가능성이 70%에 이른다면서 미 국민이 증시에서 버는 돈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도 2일 더블딥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면서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그의 예지력도 이제 많이 흐려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이 4일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주 전 20%였던 미 경제의 더블딥 전망은 최근 3540%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금융기관들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시장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회계부정과 경영인들의 비윤리적 경영을 막을 수 있는 법규 제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플레 위험그러나 일각에서는 미 경제가 악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더블딥까지 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소비 침체에 따른 디플레 확대로 인해 미국 경제가 일본 경제의 닮은꼴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너무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리처드 버너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미국은 일본보다 자본과 노동자 시장이 훨씬 유연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낮은 세금과 금리, 재정지출 확대 등의 정책 덕분으로 미국은 일본식 디플레는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