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약점은 크게 보고 우리 약점은 숨겨라.
22일 스페인과 운명의 일전을 앞둔 한국대표팀은 19일 회복훈련에 이어 20일 오전훈련때까지 서든데스제 승부에서 필수인 승부차기 훈련을 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들어 승부차기와 같은 형태의 페널티킥의 잇딴 실패는 한국대표팀의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부분. 한국은 10일 조별 예선 미국전에서 이을용의 페널티킥 실패에 이어 18일 이탈리아전에서도 안정환이 실패하는등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날렸다. 이번 대회에서 터진 18개의 페널티킥중 실패는 5개로 이중 40%가 한국 몫.
그런데도 한국이 스페인전을 앞두고 승부차기 연습에 집중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바로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승부차기 특성 때문으로 몇 번의 슈팅연습보다는 자신감을 회복시켜 선수들이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
또 스페인을 향해 90분 경기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무언의 효과도 겨냥했다.
히딩크감독의 경우 페널티킥 키커는 경기전에 미리 결정해 놓지만 페널티킥을 얻어낸 순간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또 한국선수들의 체력부담을 약점으로 지적하기도 하지만 체력은 여전히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막이후 4차례 격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강한 체력훈련으로 회복속도에서도 다른 팀 선수들을 압도한다는 것.
반면 스페인을 짓누르는 8강 징크스는 심각하다. 스페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로축구리그(프레메라리가)를 운영할만큼 축구수준은 세계 최정상급. 하지만 역대 월드컵 성적은 11차례 출전에 50년 브라질월드컵 4강이 최고 성적이다.
34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첫 출전한 스페인은 예선에서 브라질을 3-1로 완파했으나 8강에서 만난 이탈리아에 1-1로 비긴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다음날 가진 재경기에서 결국 0-1로 패했다. 첫 대회 8강에서 겪은 악몽때문인지 스페인은 이후 86년 멕시코대회 8강전에서 벨기에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94년 미국대회에서도 이탈리아에 1-2로 발목이 잡히며 4강문턱에서 좌절했다. 홈팀 징크스도 스페인이 무시못할 변수다. 스페인은 역대 월드컵에서 홈팀과 두 번(34년과 50년)만났으나 홈잇점을 안은 개최국을 넘어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