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 부장검사)는 16일 오전 출두한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에게서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이 체육복표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TPI 주식 6만6000주를 주당 3000원의 헐값에 넘겨받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홍걸씨에 대해 이르면 17일 오후, 늦어도 18일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조사검찰에 따르면 홍걸씨는 지난해 4월 최씨에게서 TPI 주식 6만6000주를 주당 3000원씩 1억9800만원에 넘겨받아 동서 황인돈씨의 회사 직원 명의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최씨가 홍걸씨에게 TPI의 체육복표사업자 선정 청탁을 하면서 주식을 넘겨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TPI 주식의 장외시장 가격이 2만원 이상이었던 점에 비춰 홍걸씨가 10억원 이상을 이권청탁의 대가로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매입 대금은 최씨가 해외도피한 임팩프로모션 대표 오창수씨 계좌에 대신 입금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홍걸씨를 상대로 코스닥 등록업체 D사와 S건설 등 기업체 돈 14억여원을 최씨를 통해 받았는지 D사 박모 사장 등 10여개 기업체 대표들과 접촉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검찰은 홍걸씨가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편이고 준비해온 말을 차분히 잘하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날 최씨와 황인돈씨, TPI 대표 송재빈(구속)씨, D사 대표 박모씨 등 주요 관련자들을 전원 소환했으며 홍걸씨와 대질신문도 했다.
홍걸씨 출두홍걸씨는 이날 오전 10시 변호인인 조석현()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현직 대통령 아들이 검찰에 소환된 것은 97년 5월 15일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홍걸씨는 죄송합니다. 부모님께도 면목이 없습니다. 국민들께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검사실로 향했다. 홍걸씨는 이날 낮 12시경 11층 특별조사실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조사를 받았다.
한편 홍걸씨는 14일 오후 귀국한 뒤 2박3일 동안 서울 신촌(서대문구 대신동)의 친척집에 머물러 왔다고 조 변호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