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엽이와 경쟁한다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다. 침체된 한국프로야구의 부흥과 기아의 창단 붐 조성을 위해 링거를 맞아가며 뛰었다. 프로는 실력으로 말하며 그만큼의 대가를 필요로 할 뿐이다. (이종범)
이종범 선배는 최고 연봉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러나 최고 연봉이 반드시 최고 대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봉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한다. (이승엽)
서로 애써 외면했지만 선배는 미안함이, 후배는 아쉬움이 남았던 모양이다. 한국프로야구의 두 대들보인 야구천재 이종범(32기아)과 라이언킹 이승엽(26삼성)이 1일 동시에 연봉 재계약을 했다.
결과는 이종범의 승리. 지난해 7월 국내무대에 복귀하면서 당시로선 최고액인 3억5000만원에 계약했지만 4개월치 연봉인 1억4000만원밖에 받지 못했던 이종범은 전지훈련지인 하와이에서 22.9%가 오른 4억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반면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훈련중인 이승엽은 지난해 3억원보다 36.7%가 올랐지만 이종범보다는 2000만원이 적은 4억1000만원에 사인을 했다.
이로써 이종범은 국내 스포츠 사상 명실상부한 연봉 킹에 올랐다. 이종범은 93년 입단 첫해 연봉인 1200만원보다 36배 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최고인 OB 박철순의 2400만원보다 18배 91년 처음 억대(1억500만원) 연봉을 받은 해태 선동렬에 비해도 4배가 많은 초고액 연봉시대를 열었다.
기아 정재공 단장은 전국구 스타인 이종범은 복귀 후 이종범 효과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을 정도로 국내 프로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에서 최고 연봉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으며 상한선이 얼마인가가 중요했을 뿐이다고 계약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