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실공사로 주목을 끈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수도권 5대 신도시 개발은 문제점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주택보급률 향상과 집값 안정,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 등 도시계획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추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따라 급조된 개발 계획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개발 초기의 공()집값 안정에 기여한 것이 가장 큰 공이다. 짧은 기간에 30만여가구를 집중 공급함으로써 수도권의 집값, 전세금 파동을 가라앉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제적인 파급 효과도 컸다. 토지공사의 수도권 신도시종합평가분석 연구에 따르면 5개 신도시 건설은 약 31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왔고 12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건설근로자 등 174만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줬다.
주택산업을 경쟁체제로 바꾸고 소비자들에게 주택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은 주거 만족도국토연구원이 최근 수도권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거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도시 주민들의 주거만족도는 분당지역의 경우 응답자의 75%가 매우 만족하거나 조금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만족도는 산본 73%, 평촌69%, 일산 55%, 중동 41% 등 기존 도시보다 높다. 계획도시여서 도로망이나 교육 및 문화시설이 체계적으로 잘 짜여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부작용개발비용을 벌충하기 위해 상업용지를 과다하게 배정했으며 당초 계획했던 업무시설 유치에 실패해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살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흠이다. 생산시설 등이 없어 신도시는 서울에 직장을 둔 사람들의 베드타운이 됐다. 단기간에 많은 주택을 건설하느라 자재 및 인력난이 초래돼 부실을 부추겼다. 또 신도시 건설로 건설근로자들의 임금과 수도권 지역 땅값도 단기간에 많이 올라 90년대 이후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신도시 입주 후 상업지역이 본격 개발되면서 러브호텔 성인나이트클럽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들이 난립한 것도 주민들의 불만 요인이다. 또 신도시 건설 이후 인근 농촌지역의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아파트 단지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신도시 주변에 난개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