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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이닉스 정부지원 중단압력

Posted September. 01, 200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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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31일 채권단이 하이닉스반도체의 처리 방향에 합의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 부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채권단이 하이닉스가 살 수 있다고 판단하면 지원할 것이지만 반도체 경기와 가격전망이 불투명해 임기응변식 대처로 곤란하다고 본다면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빛은행 이덕훈() 행장은 이날 하이닉스를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고 채권단이 합의할 경우 기존 부채를 전액 출자전환하고 신규자금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한은행 이인호() 행장은 지원에 앞서 하이닉스가 회생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평가하는 게 우선이며 신규자금 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3일 열리는 전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최종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채권단은 6조7000억원대의 자금 지원 외에 2조3조원의 추가 출자전환과 신규자금지원을 통해 하이닉스를 회생시키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박종섭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은행들의 채권가치가 떨어진다며 재무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토머스 허바드 신임 주한 미국대사는 30일(현지시간) 부임에 앞서 하이닉스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덕훈 한빛은행장은 채권단이 손실최소화를 위해 독립적으로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것인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하이닉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미국정부가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한국정부의 조치는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시장이 보다 자유롭게 작동하도록 하겠다던 금융위기 이후의 약속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경고가 가장 고위급에서 한국에 전달됐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기홍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