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0일 일본 정부가 역사교과서 왜곡 수정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데 대해 그동안의 한일 우호협력 노력이 훼손되고 자칫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른 데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한승수() 외교통상부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말하고 관계당국은 의연하고 침착한 자세로 왜곡된 역사교과서의 시정을 위해 노력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준영()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또 일본이 과거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반성하지 않으면 이웃나라와 협력할 수 없다며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확실한 인식을 갖고 이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용서가 가능하며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교과서 왜곡 문제는 일본에 대해 끝까지 시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것이 양국이 상호 이해 속에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수정하기 위해 북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각국과 공동으로 과거사문제에 대한 일본의 부도덕성을 국제사회에서 부각시키는 등 일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이달말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회의에서 한중 외무장관회담 등을 갖고 일본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저지 등 대응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정부 당국자가 전했다.정부는 또 일본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ARF 한일 외무장관회담을 거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8월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세계 인종차별 철폐회의에도 한완상()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 장관급 이상의 각료를 보내 일본교과서의 인종차별적 내용, 군대위안부와 강제 징병 및 징용을 집중 거론할 방침이다. 정부는 12일 일본교과서 왜곡 대책반과 자문위원단 합동회의를 갖고 이 같은 외교적 대응과 함께 이미 방침을 정한 대일 문화개방 연기, 한일 교류사업 축소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범위를 논의한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 수정 거부를 분명히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교과서 문제는 우리가 일본에 수정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고, 일본 스스로 나라의 정체성과 국가위신을 위해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