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서울시내 주요 도로와 교통결절점의 대기가 대부분 서울시가 정한 환경오염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동아일보 특별취재팀과 대전대 환경공학과 김선태()교수가 공동으로 세종로 네거리와 서울역, 시청앞, 청량리, 신촌로터리 등 서울시내 주요지점 15곳에서 자동차 배출가스 이산화질소(NO)를 측정한 결과 그 가운데 13곳이 24시간 환경기준치(70ppb)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팀이 이번에 활용한 방식은 영국 등 선진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확산형 측정방식(Passive Sampler).
취재팀은 본보의 측정치와 서울시의 측정치를 비교하기 위해 서울시의 자동차 배기가스 측정소 7곳 대기오염 전광판이 설치된 10곳 가운데 통행이 빈번한 지점 8곳 등 모두 15곳을 측정장소로 선정했으며 측정은 13일부터 이튿날 같은 시각까지 24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조사결과 측정지점 15곳의 이산화질소 평균 농도는 80.6ppb로 환경기준치보다 10.6ppb나 높았다. 가장 오염이 심한 곳은 반포터미널이 자리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쇼핑센터 앞 대로로 103.5ppb였으며 이어 강남구 신사로터리와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시장 앞, 영등포로터리 등도 100ppb 안팎으로 기준치보다 30ppb나 높았다.
이에 반해 기준치보다 낮은 곳은 청량리로터리(56.8ppb), 구로동 인근 시흥대로(66.6ppb) 등 2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날 서울시가 측정한 전광판 측정소의 수치는 모두 기준치 이하로 평균(55.9ppb) 역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으며 같은 지역에서 측정한 취재팀의 수치보다 무려 20.7ppb가 낮았다.
이처럼 서울시 전광판 측정소의 측정치가 취재팀보다 낮게 나타난 이유는 취재팀은 전광판 바로 밑 도로 가에서 측정한 반면 서울시 측정소는 전광판과 상당히 떨어진 공원이나 주택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산화질소는 대로에서 한 블록(20m 가량)만 떨어져도 20 이상 차이가 난다며 전광판의 수치는 시민들이 실제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는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마치 맑은 공기 속에 사는 것과 같은 혼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환경부 관계자는 일부 측정지점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전을 검토했으나 마땅히 옮길 자리를 찾지 못했거나 시민단체와 학자 등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맞서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