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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성 개각 은 안된다

Posted March. 21, 2001 19:37,   

어차피 해야 할 개각이라면 뜸들일 이유가 없다. 의료보험 재정파탄 위기와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출된 미숙한 외교 등 도처에서 불거진 국정난맥과 그에 대한 국민 불신을 생각한다면 내각 개편은 불가피하다. 김대중()대통령으로서도 내각개편을 통한 분위기 쇄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말이 좋을까, 내주 초가 좋을까 타이밍을 잴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개각이 기정사실화하면서 공무원 사회는 이미 대체로 손을 놓고 있는 분위기라고 한다. 특히 장관과 차관은 물론 일부 국장들까지 문책설이 나도는 보건복지부 같은 경우 업무가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하다. 해야 할 개각을 늦춰서는 안되는 이유다.

하물며 시간을 끄는 이유가 DJP 공조 복원에 따른 자민련과의 장관자리 나눠먹기를 재기 위한 것이라든지, 연정설이 나도는 민국당의 내부 입장 조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라면 그런 식의 정략적 개각 은 안 하느니만 못할 것이다. 국정쇄신은커녕 국정불신만 극대화될 것이다.

개각은 무엇보다 민생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정권재창출을 위한 정파간 야합의 반대급부로 장관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과거 정파간 자리 나눠먹기식 인사로 국정에 끼친 폐가 얼마나 컸던가. 강조하지만 이번 개각만큼은 철저히 민생위주 개각 이 되어야 한다. 눈앞의 정치적 이해나 우리 사람 내편 챙기기, 충성도 따위가 각료인선의 기준이 되어서는 결코 안된다.

그러자면 장관이야 누굴 앉히든 대통령이 국정을 모두 끌어나가고 챙기면 된다는 대통령 만능 의 사고나 독선적 자만 부터 버려야 한다.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은 지난 3년의 국정운영 실패의 교훈에서도 분명하지 않은가. 대통령이 장관일에 일일이 지시하고 간섭해서야 어느 장관이든 대통령 눈치나 볼 것이다. 권한이 없는 만큼 책임감도 약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이번에라도 국정을 맡길만한 전문성과 개혁성, 정책을 이끌어갈 소신과 책임감 있는 인물을 가려 뽑아 김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관 평균임기가 1년도 채 안되서야 책임행정은 말뿐이다.

김대통령은 이번 개각에 이 정부의 마지막 성패가 달려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인선의 어려움 때문에 개각이 늦어진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고 오로지 정치적 계산 때문이라면 정말 희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