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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청학동' 옛모습 간직한 삶

Posted March. 08, 20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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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속의 봄 풍경이 펼쳐진 지리산 청학동 계곡을 찾아간다.

작은 초막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계곡. 사람들은 아직도 상투 틀고 댕기 매고 한복차림으로 일하고 공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속세 풍진이 잦아들며 마을은 상전벽해()식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지 오래. 단정하게 올린 양옥풍 상점이며 널찍한 주차장까지 갖춘 대형서당, 그리고 식당 찻집 간판 등등.

방학이면 며칠씩 묵으며 서당교육 받는 학생만 수천명, 연간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었다니 오히려 이 정도 변모를 다행스럽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를 일. 그렇긴 해도 소박한 산골 오지마을만 상상하고 도인촌을 찾은 사람들은 마을 초입에서 대뜸 산골처녀 영자의 슬픈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마을에 들어서면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구석구석을 찬찬히 살펴보면 아직도 도시 사람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투박 질박 소탈한 산중의 삶이 또렷이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은 26가구에 180명 정도. 대문이 따로 없는 초옥에 머리를 디밀고 들여다 보니 대청마루 기둥에는 입춘대길등 휘호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아래 디딤돌에는 고무신과 털신도 놓여 있다. 대나무통 안에 쌀을 넣고 찐 대롱밥과 댓잎냉면, 지리산 산나물을 올린 산채비빔밥, 죽통에 오미자를 우려 담아둔 술 등등 산중별미도 다양하다.

청학동의 봄소식은 꽃보다 빠른 고로쇠 수액이 가져다 주는 듯하다. 마을사람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당도가 높아 설탕을 탔다는 오해까지 받는 해발 1000m 이상 고지에서 채취한 청학동 고로쇠물을 알리는 골리수() 약수제를 열면서 산골마을의 봄을 도회에 알리고 있다. 올해는 20들이 한 통에 4만5000원. 문의 청학동 골리수 공동판매소(대표 이성구0548838140)

인성 기르기를 중심으로 가르치는 서당이 대안교육의 한 수단으로 인기를 끌면서 청학동에는 서당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문을 연 지리산 청학동 서당연수원(원장 최기영)은 청학동에서는 유일한 사단법인(비영리) 체제. 이 마을에 하나뿐인 전통서당의 맥을 이어온 청학서당 지킴이 이학규씨(대표 훈장)등 훈장 11명이 운영한다. 이들은 새로 지은 널찍한 서당에서 아이들과 함께 숙식하며 몸사랑공부(전통놀이) 사람사랑 참살이공부(예절인성교육) 글얼깨침(사자소학 서예)을 지도한다. 1일(1만2000원)3박4일(6만2000원)체험, 2주연수 등 다양. 인터넷 www.chunghak.net 전화 05588459756

손수운전

서울대전전주남원구례하동(6, 7시간)횡천면 부산남해고속도로진주횡천면(2시간반) 대구구마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진주횡천면(3시간) 대중교통진주, 하동청학동 직행버스 이용(출발/시외버스터미널)

승우여행사(027208311)는 섬진강 매화마을 혹은 산수유마을, 금산 보리암도 들르는 청학동 도인촌 무박2일 상품을 판매중. www.seungwootour.co.kr



조성하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