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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中국방부장에 美제재 대상 임명… 런민은행 총재는 유임

시진핑, 中국방부장에 美제재 대상 임명… 런민은행 총재는 유임

Posted March. 14, 2023 07:40,   

Updated March. 14, 2023 07:40

시진핑, 中국방부장에 美제재 대상 임명… 런민은행 총재는 유임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폐막으로 마무리된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서 부각된 인물 2명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리상푸(李尙福·65) 신임 국방부장(장관)과 유임한 이강(易綱·65) 런민은행 총재다.

리 부장은 전날 발표된 중국 국무원(정부) 인사에서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임명됐다.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올라 있는 리 부장을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격을 높여 중용한 것이다.

리 부장은 중국 인민해방군(PLA) 무기 구매 및 개발을 담당하는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EDD) 부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미 정부 제재 조치를 받았다. 당시 중국이 러시아에서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S-400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한 것은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를 위반한 것이어서 그 책임자인 리 부장을 제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리 부장은 미국 비자 발급, 미 금융 시스템 이용, 미 관할권 내 자산 보유가 금지돼 있다.

시 주석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 부장을 인민해방군 최고 계급 상장(上將)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이번에 국방부장 겸 국무위원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13일 “군사장비 전문가인 리 부장 중용은 미국을 능가하는 군사 현대화 강국을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목표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대만해협 문제 등을 놓고 미국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시 주석은 6일 정협에 참석해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 포위, 억압을 자행해 중국의 발전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 가져왔다”고 이례적으로 미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리 부장 임명이 중 군사 부문 대화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강 런민은행 총재 유임은 중국 안팎의 예상을 깬 것이다. 2018년 중앙은행인 런민은행 총재에 오른 그는 올해 교체가 유력했다. 중국 소식에 정통한 홍콩과 대만 언론도 주허신(朱鶴新) 중신(中信)그룹 회장 등을 차기 총재 후보군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 총재 유임은 성장보다 안정을 중시한 시 주석 집권 3기 첫해 경제 방향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라인 투톱이 리창(李强) 총리,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로 바뀐 상황에서 중앙은행 총재까지 바뀔 경우 안정 기조 시그널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급격한 금리 변동 같은 통화정책보다는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안정 기조 속에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는 얘기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