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韓美 이간질 노린 北 ICBM 도발, 결속과 억지력 공고화할 뿐

韓美 이간질 노린 北 ICBM 도발, 결속과 억지력 공고화할 뿐

Posted February. 20, 2023 07:33,   

Updated February. 20, 2023 07:33

ENGLISH

북한이 그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다. 새해 첫날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에 이어 48일 만의 도발이다. 최대정점고도 5768km까지 상승한 장거리 미사일은 900km 가량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 김여정은 다음날 담화를 내고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번 ICBM 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거리가 1만3000km인 화성-15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됐다면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 투발 수단이다. 북한은 지난해 11월에는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을 발사한 데 이어 이달 초 ‘고체연료 ICBM 운용부대’를 창설하는 등 장거리미사일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은 “남조선 것들을 상대해줄 의향이 없다”며 미국을 직접 상대하겠다는 의도를 거듭 드러냈다.

북한은 향후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핵·미사일 도발 수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주 미국 펜타곤에서 진행되는 한미 간 확장억제 수단운용연습(TTX)과 다음달 연합훈련 ‘프리덤 실드’ 기간에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열병식에서 공개한 고체연료 ICBM 발사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우려된다.

뮌헨안보회의 참석차 독일에 모여있던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즉각 긴급회동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발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 장관이 신속히 공동대응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미를 이간질하려는 북한의 위협, 도발에도 동북아의 다자 결속은 되레 공고해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무력 증강에 골몰하는 사이 북한의 경제난은 악화하고 있다. 전년 대비 식량 생산량이 4분의 1가량 줄면서 아사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 발당 최대 3000만 달러에 이르는 ICBM 등 미사일 발사 비용을 합치면 주민들의 1년치 쌀값과 맞먹는 것으로 추산된다. 얻을 것 없는 도발 전략에 매달려봤자 돌아오는 것은 극심한 고립과 빈곤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후계 분위기를 띄우며 연일 대동하고 다니는 딸을 비롯해 후대에 물려줄 것도 결국 그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