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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440구” 우크라 동부서도 민간인 집단학살 흔적

“시신 440구” 우크라 동부서도 민간인 집단학살 흔적

Posted September. 17, 2022 07:22,   

Updated September. 17, 20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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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동부 요충지 이줌에서 집단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15일(현지 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집단 학살이 있었던) 부차, 마리우폴에 이어 불행하게도 이번엔 이줌”이라며 “러시아가 사방에서 벌이고 있는 살인에 대한 책임을 국제사회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외신에 현장을 공개했다. AP통신은 집단 매장지가 이줌 외곽 숲에 있었으며 나무 십자가가 꽂힌 수백 개의 무덤이 보였다고 전했다. 십자가에는 다른 표지 없이 숫자만 기록되어 있었다. 한 무덤에는 우크라이나군인 17명이 묻혔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하르키우 지역 고위 경찰 관계자인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에 집단 매장지에서 시신 최소 440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복 지역에서 발견된 집단 매장지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매장된 시신은 총에 맞거나 포격, 지뢰 공격, 공습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 대다수는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볼비노우는 덧붙였다.

 이줌 거주자인 세르게이 고로드코는 매장지에 묻힌 수백 명 중에는 군인뿐 아니라 러시아가 아파트를 공습해 사망한 민간인과 어린이 수십 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묻힌 민간인 중 일부는 자신이 무너진 건물에서 직접 꺼냈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 예벤 에닌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다수의 ‘고문실’을 운영했던 증거를 발견했다”며 “이미 여러 구의 시신에서 잔혹한 폭력은 물론 귀를 자르는 등의 고문 흔적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앞서 6월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는 손이 뒤로 묶인 채 처형당한 시신 등 458구가 발견됐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