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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가적 중대조치 결심 핵실험도 현장 지휘할 듯

김정은 국가적 중대조치 결심 핵실험도 현장 지휘할 듯

Posted January. 28, 2013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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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모든 준비가 끝난 것으로 알려진 3차 핵실험도 현장에서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관련 동향을 집중 감시하고 있다.

27일 군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군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상 통제소를 방문해 3차 핵실험을 직접 승인하는 등 핵실험의 전 과정을 지휘할 것으로 보고 대북 첩보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찾아 장거리 로켓(은하 3호)의 친필 발사명령을 내렸다. 북한은 로켓 발사 이틀 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를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1면에 김정은의 친필명령서를 실었다.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이 핵실험의 발파 승인 명령을 내려 최고 사령관의 정치 군사적 업적을 선전하고, 대내 결속과 체제 강화를 노린 홍보 전략으로 활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보당국은 최근 핵실험장을 오가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동선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핵실험을 진두지휘할 경우 당과 군의 측근들이 준비 상황을 사전 점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이는 북한의 핵실험 시기를 가늠하는 주요 단초가 될 수 있다. 군 고위 당국자는 최근 며칠간 풍계리 핵실험장을 드나드는 외부 차량과 인력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27일 김정은이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주재하고 실제적이며 강도 높은 국가적 중대조치를 취할 단호한 결심을 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정은이 해당 부문 관료들에게 구체적인 과업도 제시했다고 했지만 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22일(현지 시간)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북한은 외무성, 국방위원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발표하면서 갈수록 위협의 수위를 높이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26일 노동신문은 핵실험은 인민의 요구이고 다른 선택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며 핵실험 강행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단계적으로 위협 수위를 끌어올려 협상력을 높이는 건 북한의 단골 전술이라며 김정은이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소집했다고 공개한 것도 그런 전술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3차 핵실험 위협 등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한미군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북한의 추가 도발이 걱정되고, 주한미군이 (군사적으로) 고도의 취약한(high vulnerability) 시기를 맞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군 전문지인 성조가 27일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서먼 사령관은 지난 주말 서울 용산기지에서 열린 미군 장병 및 가족들과의 만남 행사에서 이는 누구를 겁주기 위한 게 아니라 엄연한 사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주한미군 수장이 미군 장병 및 가족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주한미군의 군사적 취약성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서먼 사령관은 또 우린 비무장지대 너머 북쪽의 위험한 인물(dangerous man)에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그가 최종 결정권자(this guy is in charge)라고 언급했다. 김정은의 직접 지휘 아래 대남도발이 진행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