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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kg 감량해 TV출연했던 여고생 목숨끊어

Posted June. 07, 200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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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몸무게를 40kg이나 빼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까지 했던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친구들은 이 여고생이 TV 출연 이후 악플(악성 댓글) 때문에 괴로워했다고 말하고 있어 자살 원인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오전 5시 20분경 대전 동구 인동 M아파트에서 모 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이모(16) 양이 자신의 방 옷장 철봉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 김모(40) 씨가 발견했다.

경찰은 유서의 전문을 공개하지 않고 일부 내용만 공개했다. 유서에는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어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 죄송해요. 그동안 괴롭혀서 너무 미안해요. 심적으로 고통을 줘서 미안해요라고 적혀 있었다.

김 씨는 딸이 전날 저녁 다이어트를 이유로 밥을 먹지 않은 채 감기에 걸린 조카(6)에게만 밥을 먹여 (왜 밥을 안 먹느냐고) 핀잔을 주자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고 진술했다.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이 양은 4월 28일 방영된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3개월 만에 40kg을 감량한 내용이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 양은 40kg 감량 미녀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와 3개월 만에 몸무게를 87kg에서 47kg으로 40kg이나 줄인 사연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 출연 이후 학교와 친구, 인터넷 등에서 스타가 된 이 양은 친구들에게 가수가 되겠다고 말해 왔다.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려=학교 친구들은 당시 프로그램 패널 중 한 명인 유명 그룹 S의 멤버 중 한 명과 사진을 찍으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 결정적으로 인신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 양은 이 사진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같은 반 친구는 포털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그룹 S의 팬들로부터 하루 10여 통의 악성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평균 10개 이상의 악플이 올라와 무척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집으로까지 협박 전화가 걸려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네티즌은 S의 팬클럽을 악성 댓글의 진원지로 규정하며 비난하고 있다.

이 양이 다니던 학교의 교장은 이 양이 프로그램 출연 후 친구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악성 댓글 때문에 교사들에게 상담해 온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양이 자살한 후 이 양의 친구들에게서 악성 댓글 때문에 고생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악플과 악의적인 소문, 지나친 다이어트 후유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이기진 정혜진 doyocedonga.com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