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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TV 미국식 고수"

Posted February. 02, 200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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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논란이 일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TV 전송방식에 대해 2일 고정 수신율이 낮은 미국 방식의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정통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유럽 방식의 우위를 주장해온 일부 방송사 노조들이 이 결과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와 정통부는 디지털TV 전송방식 논란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지상파 방송 3사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해 말 한달여 간 미국 캐나다 호주 등 8개국 18개 방송기관의 디지털방송 실태를 조사해 이날 보고서를 공동 발표했다.

방송위와 정통부는 디지털TV 해외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고화질(HD)이지만 고정 수신 성능이 떨어진다고 지적받은 미국식에 대해 수신 기술이 개선돼 실험실 테스트 결과 유럽식과 동등한 수준까지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동수신이 가능한 반면 HD로 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어온 유럽식에 대해서는 호주에서 HD 이동수신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실제 서비스를 위해서는 현실성과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에 대해 정통부 이재홍 방송위성과장은 미국식과 유럽식이 모두 수신 환경이 예상보다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한국이 선정한 미국식을 유럽식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디지털 전송방식 쟁점 중 하나인 유럽식의 HD 이동수신에 대해서는 정통부와 방송위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아 논란이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호주에서 실시된 유럽식의 실험에 대해 고정 수신 지역에서도 수신이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으나 방송위는 고층빌딩이 밀집한 도심에서도 유럽식의 고화질 수신이 양호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효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부회장은 이번 보고서에는 정통부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듯하다며 유럽식이 HD방송과 이동수신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게 밝혀졌는데도 정통부가 잘못된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디지털 전송방식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말 6개 광역시로 확대하기로 되어 있던 디지털 지상파 방송은 지상파 방송 사장단의 요구로 현재 연기된 상태다. 방송위와 정통부, KBS 등은 디지털TV 필드테스트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6월 보고서를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승재 나성엽 sjda@donga.com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