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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소장장교 100여명 반란기도

Posted July. 27, 200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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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명의 필리핀 젊은 장교들이 저임금과 부정부패에 항의해 정부 전복(쿠데타)을 꾀하다가 사전에 발각되자 27일 수도 마닐라시 중심가 대형 호텔과 쇼핑센터 건물을 점거하고 정부군과 중무장 대치했다.

AP AFP 등 외신은 이들이 전날 오후 자신들의 음모가 발각돼 체포령이 발동되자 이날 오전 3시(한국시간 오전 4시) 쇼핑센터와 고급호텔, 외국인 전용 숙박시설 등이 들어 있는 글로리에타 콤플렉스에 진입, 외곽에 방어용 부비트랩(인계철선) 등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그러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최후 통첩한 투항시한인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6시) 2시간 전부터 반란군 일부가 투항하기 시작, 평화적인 사태해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점거과정에서 억류됐던 외국인 관광객 등 인질들은 사상자 없이 대부분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란군 대변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해군대위는 점거 직후 성명을 통해 아로요 정부가 필리핀 반군들에게 총기와 화약을 밀매하고 일련의 폭탄테러를 사주했으며 다음달 계엄령을 선포할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며 필리핀 군지휘부와 아로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은 전날 국민 담화를 통해 일부 소장파 장교들이 주도한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다며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이들을 즉각 검거하라고 군경에 명령했다고 밝혔다.

80년대 이후 7차례의 유혈 쿠데타를 겪은 필리핀은 2001년 1월 군부가 부정부패 혐의로 조지프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을 쫓아내고 당시 아로요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옹립했으나 정치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래정 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