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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이지스함 처음 파견하던 날

Posted December. 16, 20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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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공격시 후방 지원을 돕게 될 일본 해상자위대의 최신예 이지스함 기리시마(7250t급)가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위헌 논란 속에 16일 오전 요코스카() 기지를 출발, 인도양으로 향했다. 일본의 이지스함이 해외에 파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0여명의 자위대원이 승선한 기리시마는 말래카 해협을 거쳐 약 3주 후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에 도착,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히에이와 교대한다.

최첨단 정보탐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리시마는 아프가니스탄 테러리스트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과 영국군 함정에 연료를 제공하는 보급함을 호위하는 임무를 4개월 동안 맡게 된다.

이날 오전 출항식에는 자위대원과 가족 등 700여명이 참석해 무사귀환을 기원했으며 기지주변에서는 이지스함 파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도) 국제적인 사명을 훌륭하게 완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도 이를 잘 이해해야 한다며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정부 판단으로 이지스함을 파견한 것은 유감이라면서 집단적 자위권에 저촉되지 않도록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엄격한 운용이 이루어지는지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기리시마는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 4대 중 하나. 지금까지 파견된 호위함보다 5배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레이더와 정보처리속도가 8배 빠른 컴퓨터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에 따라 미군과 정보를 공유, 군사행동을 함께할 경우 자칫 일본이 전쟁에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다.

일본에선 이 같은 역할이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해당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911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지스함 파병을 추진해 왔으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과 야당 등의 반대로 미루어 오다가 4일 파견을 정식 결정했다.

방위청은 미군과는 직접 무력행사로 이어지는 정보교환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해 왔으나 아사히신문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037명 중 찬성이 40%, 반대가 48%로 찬반이 팽팽히 맞서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영이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