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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李 “여당, 책임의 언어 집중해야”… ‘野 반사이익’ 기댈 때 지났다

[사설]李 “여당, 책임의 언어 집중해야”… ‘野 반사이익’ 기댈 때 지났다

Posted June. 15, 2026 08:33   

Updated June. 15, 2026 08:33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여당을 향해 “신념의 언어보다 책임의 언어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여당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결과로 증명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올렸다. “현실이 없는 이상주의자는 해결책 없이 편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고도 했다. ‘야당일 때와 달라야 한다’고 했던 닷새 전 기자회견에 이어 또다시 더불어민주당에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민주당 강경파가 고수하는 보완수사권 폐지는 여당 내에서도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정 대표의 발언에 피해자 보호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여당의 열정은 우리 진영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3개월 전에도 민주당에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을 주문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민주당 강경파들이 반발하고 정청래 대표가 이를 제대로 조율하지 않자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때도 정 대표는 대통령의 지적이 자신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청와대는 아적인수격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집권 초부터 반복된 정 대표와 청와대 간의 엇박자는 ‘명청 대전’이라는 말까지 낳았다. 지금까지도 여당 의원끼리, 지지층끼리 반목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다. 그 갈등은 이제 8월 당 대표를 새로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 격해지고 있다. 정 대표가 정권은 짧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청와대가 정권을 흔드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와 국정을 긴밀히 협의해야 할 여당 대표가 집권 1년을 갓 넘긴 시점에 벌써부터 당청 갈등의 진원지가 된 것 자체가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그 와중에 당정청 회의는 지방선거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나도록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집값 안정, 취업난 등 민생 해법을 위해 정부 여당이 머리를 맞대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의 덕을 보는 반사이익에만 기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권 2년차의 여당은 균형 감각과 실행 능력부터 필요하다. 여당 대표가 소모적 갈등의 한 가운데 서 있기만 해서는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