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산림청장이 만취 운전으로 경질되면서 검찰총장, 경찰청장, 소방청장, 산림청장, 해양경찰청장이 동시에 공석이 됐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뒤 노만석 전 총장 대행을 거쳐 구자현 총장 대행이 맡은 ‘대행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장직은 조지호 전 청장이 12·3 불법계엄 가담으로 탄핵 소추된 이후 1년 2개월 넘게 경찰청 차장이 대행하고 있다. 허석곤 전 소방청장은 지난해 9월 불법계엄 연루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직위 해제됐다. 김용진 전 해경청장은 해경 순직 사건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치안과 재난을 담당한 이들 기관의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건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대행 체제에선 안정적인 조직 관리가 우선이고 인사, 예산 집행도 최소한으로 하기 마련이다. 당연히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선제적인 재난 대응이나 범죄 예방에 힘을 쏟기 어렵다. 소방청과 산림청은 건조한 겨울 날씨 속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힘겹게 대응하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과 같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업무를 맡은 해경 역시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기관의 지휘부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경찰청은 청장이 공석일 뿐만 아니라 최근 헌법 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가 중징계를 요구한 시·도 경찰청장 다수가 직위해제됐다. 검찰이 간판을 내리는 10월이면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을 맞아 검찰과 경찰 조직은 완전히 새로 헤쳐모여식 조직을 구성을 해야 한다. 신설되는 수사기관 수장들은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될 가능성이 커 리더십을 완전히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청장, 산림청장, 해경청장도 지방선거 이후에나 임명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재난 대응과, 치안 유지를 맡은 이들 기관의 위기 대응력이 약화되면 그 피해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수장 공백으로 조직이 느슨해진 상황에서 자칫 대형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지 조마조마하다. 12·3 불법계엄이라는 역사적 퇴행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 역시 정부의 중요한 책무다. 민생과 직결된 이들 기관 인사를 최대한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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