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심장 뉴욕서 ‘34세 사회주의자 무슬림’ 시장 당선

세계 자본주의 심장으로 여겨지며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111대 시장에 34세의 인도계 무슬림으로 강성 좌파 성향의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4일(현지 시간) 당선됐다.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으로 ‘민주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그가 세계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월스트리트를 보유한 뉴욕을 이끌게 된 것이다. 미국 정치의 일대 변혁이란 평가가 나온다.

맘다니 당선인은 이날 오전 2시(개표율 91%) 기준 50.4%를 득표해 경쟁 후보로 3선 주지사 출신의 무소속 앤드루 쿠오모 후보(41.6%)와 공화당 커티스 슬리와 후보(7.1%)를 물리쳤다.

현역 뉴욕주 하원의원 출신인 맘다니 당선인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무명 정치인’에 가까웠다. 하지만 뉴욕 서민들의 핵심 불만인 주거비와 생활비 문제를 집중 공략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임대아파트 임대료 동결, 무상버스, 무상보육, 부유층 증세 등 좌파 공약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며 젊은 층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를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하며 “그가 시장이 되면 뉴욕시에 대한 연방정부의 자금 지원을 최소화하고 주방위군을 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날 당선 연설에서 맘다니 당선인은 “트럼프에게 배신당한 나라에 그를 물리치는 법을 보여주겠다”고 밝혀 양측의 갈등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모두 민주당이 승리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단 분석이 나온다.


임우선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