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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1호기 해체 승인… 500조 시장 선점 기회로

고리 1호기 해체 승인… 500조 시장 선점 기회로

Posted June. 28, 2025 07:08   

Updated June. 28, 2025 07:08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해체 절차에 들어간다.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신청한 해체 승인안을 최종 의결했다. 1978년 첫 상업운전 시작 이래 47년, 2017년 영구정지 결정 이후 8년 만이다. 국내 원전 해체의 첫 시작을 알리는 이번 작업을 통해 원전 건설, 운영, 해체 등 전 주기 기술력을 확보할 길이 열렸다. 향후 원전 수주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해체 작업은 1조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12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오염 준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 순서로 해체해 2031년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고 2035년 오염구역 해제를 거쳐 2037년 부지를 완전 복원한다. 한수원 등 국내 기관들은 안전하고 경제적인 해체를 위한 조직, 인력을 구축했고 핵심 기반 기술 96개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고리 1호기 해체는 단순한 원전 철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향후 50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22개 국에서 원전 214기가 영구 정지됐는데 해체된 것은 25기 뿐이다. 2050년까지 원전 약 600기 이상이 해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해체 경험이 있는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등 4개 국에 불과하고 특히 상업용 원전까지 해체해 본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고리 1호기 해체를 통해 기술력과 경험을 성공적으로 축적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해체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반출해 처리하고 주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철거 과정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폐기물을 저장할 공간 확보가 급하다. 해체 이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숙제다. 첫 원전 해체 작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